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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Posting/생활의 흔적

배추값 폭등, 어머니의 유일한 선물, 김치통이 사라졌다.

by 동자꽃-김돌 2010. 10. 2.
오늘은 여수 어머니가 순천 우리집으로 오시는 날입니다. 

어머니는 오실때마다 큰 김치통을 가득채워 배추김치를 며느리(제 아내)에게 선물하고 가십니다. 어머니의 김치를 한 벗 맛본 사람들은 거의 중독이 되고 마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름 듬뿍 갈아넣고, 아버지가 선박노동으로 직접 잡은 멸치 젓갈과 채소를 많이 넣어만드는 어머니표 김치는 여수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합니다. 큰 형은 어머니 김치로 장사까지 해볼려고 했고, 외가쪽 식구들도 여수 어머니 집에서 김치 퍼가느라 실갱이를 하니까요. 

그런데 오늘 어머니 손에는 김치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배추가 오메 장난아니드라, 열무라도 담가볼라고 했드만..." 

아들집 오면서 유일한 선물이자 낙인 김치통을 며느리 손에 쥐어주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담아온 김치를 쭈욱~ 찢어서 며느리 잎에 넣어주고는 "아가, 느그는 삭은 김치를 좋아항께, 반나절만 배란다에 놔두고 냉장고에 넣어라이~"라고 말씀하시고,
김치 맛을 본 아내가 고춧가루 묻은 입으로 "어머니 김치는 정말 맛있어요. 어머니 담아서 오지 말고, 필요한 재료를 사놓을 테니 저랑 같이 담아요. 비법도 알려주시고~" 라고 거들어야 하는데 그 살가운 고부간의 정이 잠시 잠깐 끊기고 말았습니다.  

그놈의 배추값 폭등으로 어머니의 보람과 낙이 사라지고, 아내와 저는 어머니표 김치를 맛보지 못하고, 비법까지 전수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 걱정이 지속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이런 저의 걱정을 일본의 유명한 애니매이션 '이웃집 토토로'를 패러디하여 만든 영상이 친한 블로그(http://www.ymca.pe.kr/)에 소개 되어있어 소개합니다.
또 채소값 폭등의 진실이라는 소식지도 소개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서민들의 밥상까지 위협한다면 이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함께 고민하고 결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패러디 동영상 <채식 부족 가족>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걸작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를 압축 편집하고, 야채 값이 폭등하는 2010년 한국 상황에 맞게 만든 작품입니다.
대한민국자식연합의 '방아수출공사'에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