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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Posting/김석이 만난 사람들

사회혁신 아이디어 보다 사람이 우선, 호주 사회혁신센터 전 CEO 브랜튼 카핀과의 만남,

by 동자꽃-김돌 2013. 6. 27.

서울 은평구 청년허브에서 만난 호주사회혁신센터 전 CEO 브랜튼 카핀

    청년허브(youthhub.kr)라는 낯선 이름의 단체가 호주의 사회혁신가 브랜튼 카핀(Brenton Caffin 이하 브랜튼)을 초청하여 ‘사회혁신가로 살기’라는 주제로 6월 27일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무작정 브랜튼을 만나러 새벽 고속버스에 올랐다. 

    브랜튼은 지난해 희망제작소 내 공정 여행사 ‘공공’이 기획한 ‘호주사회혁신연수’ 10일 동안 나를 비롯한 전국의 수 많은 공무원들에게 호주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혁신의 흐름을 안내해 주었던 호주사회혁신센터 CEO이다. 참 고마운 사람이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호주사회혁신 연수를 통해 ‘희망 순천 아이디어 페스티벌’ 기획에 도움을 줄 수 있었던 나로써는 오랜 친구를 만나는 마음으로 설레였다.

   브랜튼을 만났다. 여전했다. ‘호주사회혁신센터(TACSI)’에서 영국 사회혁신 지원조직(NESTA)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다. 전 세계 사회혁신 사례를 연구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고 필요한 곳에 사회혁신 사례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브랜튼을 초청한 청년허브는 청년들의 일, 자활, 삶, 관계를 맺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응원하는 조직이다. 일과 삶에 대한 청년들의 도전을 위해 비빌 언덕이 하나 생긴 것이다. 청년들이나 사회혁신 및 공공분야에서 활동 중이거나 중간지원 조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혁신’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소개하기 위해 청년허브는 브랜튼을 초청한 것이다. 

 브랜튼은 왜 사회혁신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브랜튼은 대학 졸업 후 캔버라와 시드니에 공무원이었다. 일의 중심이 사람을 만나는 것 보다는 기획 중심인 것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그의 고향인 애들레이드(Adelaide)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고 싶은 일을 분명히 정하지는 못했지만, 하기 싫은 일은 분명했다고 했다. 아마고 공무원 일은 아니었나 보다. 고향에서 ‘Thinkers in Adelaid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의 사회혁신가 제프 모건을 만나게 되고 호주사회혁신 센터를 만들어 사회혁신 활동에 몸을 담게 된다. 공무원이라는 경직된 사업과정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사회 혁신이라는 생소함과 신선함에 푹빠진 것이다.   

 브랜튼이 이야기 하는 사회혁신 활동이란 무엇일까?

 명확하게 ‘사회혁신은 이것이다’ 라고 정의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투자, 사회적 경제 분야의 활동을 말한다. 그러면서 호주에서는 젊은이들의 술 문화 개선을 위해 ‘Hello Sunday Morning’라는 웹사이트를 구축해 음주 문화 개선을 추진했던 활동, 호주 내 가족이 해체되는 현상이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family by family’, 화장지를 만드는 작은 회사에 투자하여 이익금을 상수도 개선에 사용하는 활동, 고령화 문제를 위한 활동 등을 사회혁신의 구체적 활동이라고 소개했다.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처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바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활동이라고 했다.

 브랜튼의 사회혁신, 사람이 먼저다.  

 호주사회혁신센터를 설립하고 그의 사무실 사무실에는 노트북과 핸드폰 밖에는 없었다. 사업기간과 목적도 찾아야 했고, 호주 내 비슷한 영역들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호주 곳곳을 여행했고, 좋은 활동들과 아이디어를 찾아 나선 것이다.  

 호주에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고, 정부로부터 100만 달러 지원을 받았고, 사업지원을 위해 분배했다. 전체 250개의 아이디어가 모였고, 그 중에서 10개 남짓 사업으로 추려서 사업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브랜튼은 정말 멋진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이디어에도 감정이 있다고 했다. 아이디어든 사람이든 실제 성취하고자 하는 뜻이 분명한지,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랑과 열정과 돈을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나쁜 사람에게서 나오면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그저 그런 아이디어라도 좋은 사람에게서 나오면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호주사회혁신센터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family by family’

 호주사회혁신센터가 사회혁신 사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센터 자체적으로 혁신활동을 펼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던 와중에 호주에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가족으로부터 이탈하는 어린이’ 문제와 직면했다. 지난 10년 동안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정부의 탁아시설 및 보육기관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50% 정도 늘어난 상황이었다.

 그동안 정부가 많은 지원을 했지만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는 증거였다. 호주사회혁신센터는 가족들과 함께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살면서 가족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개발되고 디자인 된 사업이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개발한 모델이 ‘family by family’이다. 

 ‘family by family’는 가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10-20가지 정도로 정리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결론적으론 문제 해결의 원인과 해결 모두 가족에 있다고 생각했고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한 가족이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돕는 방식이다. 실제로 효과적이었고 목표치를 넘어서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4자녀가 있는 ‘린다’ 라는 싱글 맘이 있었다. 린다가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어린이 보호 기관에서 아이들을 데려가겠다는 연락이 왔고 실제 법원의 결정이 내려져서 사회보호기관에 맡겨질 위기에 처했지만 ‘family by family’ 프로그램 2주 만에 린다에게 큰 변화가 있었고 법원의 결정이 취소되고 가족이 회복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정부는 린다 가족을 맡지 않아서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린다의 가족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방법을 찾은 것이었다.

 ‘family by family’ 프로그램은 이제 국제적인 설계자가 참여하고 있고, 어린이 보호기관에서 참여한 성공적인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3년간 서호주 정부에서 300만 불을 투자하기로 했고, 호주 곳곳에서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사회혁신에 뛰어 들거나 사회진출을 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브랜튼의 당부 메시지 
 “시작해라! 허락받지 말아라! 사색하고 연구하라! 멘토를 찾아라!”

사회진출을 앞둔 가운데 사회혁신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브랜튼은 “첫 번째는 시도를 해라. 생각 많이 하지 말고 시도를 하고 나와서 무조건 시작해라. 실패해도 좋다. 실패를 하면 배울 수 있고, 다음에 도전할 때 실패의 이유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용기를 북돋았다.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는 허락받지 말아라. 주변 사람들이 좋다고 할 때까지는 너무 오래 걸릴 수 있다. 때로는 일을 저지르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낳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언제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대화의 시작이든 끝이는 ‘NO’로 끝내지 말아라. 어떤 질문에 ‘NO’라고 답변하거나 대화를 ‘NO’라고 끝을 맺으면 사실상 끝이지만 ‘Why’라고 WHY라고 하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서 인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에게 본인의 경험을 전했다.

 브랜튼은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멘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여러분들의 시도와 도전을 위한 연합 모임도 중요하다고 행각한다. 아이디어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사색하고 탐구했으면 좋겠다. 따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브랜튼 역시 사회혁신 활동가로 살아가는 데 평탄하지 않았다. 좋은 직장인 공무원을 때려치고 시드니로 갈 때도 그렇고, 시드니에서 애들레이드로 돌아갈 때도 그렇고, 애들레이드 정부 기관 일을 그만두고 호주사회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이동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걱정부터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브랜튼 호주사회혁신센터를 그만두고 영국 사회혁신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NESTA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브랜튼은 “좋은 사회 그리고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청년허브가 중요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사회혁신 활동이 잘 일어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혁신 활동들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사회혁신 분야를 리드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