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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4 시의원활동/의정일기

소라 고동속 같은 마을, 동피랑을 찾아서...

by 동자꽃-김돌 2013. 1. 20.

소라 고동속 같은 마을, 동피랑을 찾아서...

 

동피랑 방문은 개인적으로 미루고 미루었던 일 중 하나였습니다.

전국의 많은 주민자치와 마을 만들기 사업 분야 중에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몇 안되는 사업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2012년은 동피랑의 전성기(?)였던 것 같습니다.

대통령 후보였던 안철수 후보가 공동체 사업장으로 방문하기도 했고, 전국의 여심을 흔들었던 드라마 빠땀 빠담과 착한남자의 촬영소가 되면서 방문객들이 더 많이 늘었으니까요

 

통영의 동쪽 벼랑 끝 언덕 마을인 동피랑, 그 생김은 소라 고동속 같은 나선형 구조로 된 마을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세운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던 곳으로 지금도 동피랑 꼭대기에서 바라본 강구안 포구 모습은 장관입니다. 더불어 억척스런 바닷가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입니다. 항구나 포구 주변 마을이 그렇듯이 생명의 바다를 근거로 살아가는 곳이라 척박한 땅을 일구고 집터는 산 능선까지 지어지기도 합니다. 부산, 여수, 통영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동피랑은 이런 억척스런 뱃사람들의 삶터였을 것이고, 다닥다닥 붙은 집 사이로 동피랑 만의 독특한 부둣가 마을 공동체 문화가 있었을 것입니다.

 

동피랑에 벽화 마을 사업이 시작되기 전 통영시는 통제영의 동포루를 복원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동피랑 철거 계획을 수립했다고 합니다. 이주를 해야하는 주민들은 불안했겠지요. 보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돈으로 이주할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동피랑에 정을 붙이고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아쉬워하면서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푸른 통영 21입니다.

전국적으로 의제 21이라고 거의 모든 자치단체에 민관협력 기구의 성격을 띄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환경의제를 다루는 곳입니다. 순천의 경우는 그린 순천 21이 존재합니다.

 

이 단체가 수려한 경관과 바닷가 공동체의 특성를 가지고 있고, 소라 고동 속 같은 형세의 동피랑을 알리고 지혜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 2007년이라고 합니다. 마을 만들기가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성공과 실패 사례들이 넘처나던 때입니다. 철거가 아닌 방법으로 마을을 지키고자 시도된 사업이 바로 벽화 마을 만들기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벽화가 먼저가 아니라 동피랑을 알리는 사업을 먼저 했다고 합니다. 백일장, 사생대회 등 독특한 지형의 동피랑을 동 시대에 살고 있는 통영사람들과 학생들에게 먼저 알리기 시작 했다고 합니다. 골목길, 동포루, 통영 항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경관 등의 자원 분석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시멘트 블록으로 대충 만들어진 오래된 벽을 이용한 경관 디자인을 위한 시도를 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벽화 마을의 시작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벽화 공모전 시작

 

골목의 벽면에 벽화를 그리기 위해 많은 논의가 있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참여, 주민들의 참여, 전체 시안을 가지고 해야 하는지, 벽 마다 주제를 달리 해야 하는지 정말 많은 상상과 논의가 있었을 것입니다. 적은 예산 문제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행히 벽화 공모를 통해 벽을 분양했고, 어떤 벽은 전문가들이, 어떤 벽은 청소년들이, 어떤 벽은 시민단체가, 어떤 벽은 주민들이 직접 벽화를 제작하면서 동피랑은 서서히 주민, 공공미술가, 청소년, 시민단체, 행정 그리고 푸른 통영 21이 함께 논의하는 계기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갈등도 있었을 것입니다.

 

막상 이렇게 벽화사업을 하고 나서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2년에 한번씩 새로 옷을 갈아입게 사업을 유도하기 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노력이 통영시의 재개발 계획을 수정하고 동포루만 복원하는 것으로 정책변화를 이끌어냈던 힘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동피랑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동피랑 내에 민관협력 협의회가 1달에 1차례 개최되고 있고, 동피랑 벽화 마을에서 공동체사업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함께 나누고 있고, 통영의 수 많은 관광자원과 함께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로 지정되고 있고, 바로 아래에는 부둣가의 싱싱한 수산물을 살 수 있고, 빼때기 죽과 꿀방이라는 먹거리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런 지속적인 사람들의 관심으로 행정역시 동피랑의 생활 민원들 까지 바로 바로 해결해주고 있어서 주민들의 불평과 불만은 초기 보다는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동피랑에서 45년째 살고 있는 김인수씨는

"동피랑 벽화로 동네가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첨에는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차츰 사람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공중화장실도 생기고, 동네 민원도 척척 해결되고, 빠담빠담, 착한 남자 같은 드라마도 찍게되고, 참 별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주민 쉼터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쌀도 받고, 동네를 위한 일에 사용하고, 그야말로 가난한 동네가 벽화 때문에 득보는 일이 많아요"

동피랑 공동체 사업장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피랑에서 65년째 살고 있는 이양순 할머니(72)52년째 거주하고 있는 박부임 할머니(62) 주민쉼터에서 빼때기 죽과 음료수를 팔고 있는 책임자들입니다. 운영한 지 3-4년 되었다고 합니다. 수익금은 동네 부녀회원들과 마을 이익 사업을 위해 사용한다고 합니다.

1회 마을 협의회가 있고, 푸른 통영 21과 행정의 지원이 있고 무엇보다 동피랑의 경관과 벽화를 보기 위해 매일 1,000~2,000명의 방문객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동피랑은 지속될 것입니다.

마을 만들기 사례를 공부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 빠땀 빠담 정우성과 한지민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 착은 남자 강마루을 찾아 오는 사람, 공공 디자인과 벽화를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 행정지원 사례를 공부하러 오는 공무원들까지 방문의 목적도 다양합니다.

 

장소를 내준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2012년 벽화의 주제는 “Thank you 동피랑이었다고 합니다. 동피랑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주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주민, 행정지원, 푸른 통영 21의 노력, 다양한 방문객, 영화나 드라마 장소 헌팅, 먹거리, 경관 등 마을 만들기의 3박자를 다 갖추고 있는 곳이 동피랑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곳 방문을 미루고 미뤘던 것은 다름 아니라 같은 시기에 통영에서는 동피랑 벽화마을이 그리고 순천에서는 지하상가를 대상으로 시끌벅적 도시디자인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습니다. 동피랑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2008년 민관협력 포럼 자리에서 였습니다. 동피랑 사례는 최우수상을, 순천YMCA 시끌벅적 도시 디자인 사업은 특별상을 받았답니다.

 

순천 지하상가를 토대로 하는 시끌벅적 도시 디자인 사업역시 행정, 주민, 상인,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알차고 즐겁게 진행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순천시의 일방적인 개입으로 지하상사 폐쇄 계획과 지하차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얽히고 섞인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당시에 순천시와 이런 갈등이 없었다면 과연 시끌벅적 도시 디자인 사업은 동피랑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쉽사리 동피랑을 방문할 수 없었답니다.

 

다행히 순천 지하상가 사업은 정체되었지만, 같은 장소에서 행정, 주민, 시민단체 그리고 주민들이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천태만상 마을 만들기사업이 지속되고 있어 동피랑이 이룬 민관협력의 구조가 조만간 부활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동피랑의 방문은 순천지역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고, 동피랑에서 있었을 수 많은 이야기들을 상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몰래 동피랑을 방문했으니, 조만간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들을 만나 그 간의 고충과 전략적인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습니다.

 

부럽다 동피랑! 파이팅 순천 마을 만들기!

  

2010/04/22 <마을 만들기 현장> - 주민자치로 만든 순천 지하공원(?)을 소개합니다.

 

2010/04/15 [마을 만들기 현장] - 중앙동 천태만상 마을 만들기가 탄생되던 날

 

마을 만들기 센터, 사실 센터 내부는 미술 작품 판매와 전시장이었습니다. 조금은 ㅠㅠ

동피랑 공중화장실...이 화장실은 주민에게도 아주 유용하다고 합니다.

동피랑 쉼터로 가는 길...

저 뒤에 보이는 파란 팬스가 동포루 복원 현장입니다.

동피랑 쉼터 옥상전망대

옥상전망대에서 바라본 포구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 모습

동피랑 마을을 돌다보면 통영 특유의 방언으로 방문객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은 다르지만 여수 방언과도 많이 비슷합니다.

옛날에는 여수-통영 뱃길이 유명했지요...자주 교류가 있어서 그런갑네요 ^^

대표적인 것이 폴(팔)... 이글을 쓰고 있는데 참 폴이 아픕니다. ^^  

 먹거리 빼놓을 수 없지요?

 멍게 비빔밥, 성게 비빔밥, 통영 꿀빵 빼때기 죽도 놓치지 마세요 ^^  

통영 동피랑을 동행한 사람들

순천시청 시민소통과 최동규 주무관, 최영화 계장, 지석호 과장 

순천시의회 임종기 의원, 이종철 행정자치위원장 그리고...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