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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Posting/시사인 풀뿌리수첩

철면피 시장군수한테는 열린감사가 약(시사인 216호)

by 동자꽃-김돌 2012. 7. 28.

철면피 시장군수한테는 열린감사가 약

기사입력시간 [216호] 2011.11.10  03:07:31  조회수 7099

 

<매월 한차례 시사인 '풀뿌리 수첩'에 자치와 소통에 관한 내용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버겁고 힘들지만 마을과 주민에 관심 갖는 정통시사주간지 시사인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좋은 가정이 좋은 골목을 만들고, 좋은 골목이 좋은 마을을 만들고, 좋은 마을이 좋은 지역을 만들고, 좋은 지역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고 믿기에 글쓰기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김석 (민주노동당 전남 순천시의회 의원)

 

 지방자치단체의 감사 기능을 독립시키고 감사 업무 담당자를 인사권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줘야 비리를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외부에서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열린 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순천 시민들에게 공직자 비리 소식은 노이로제나 마찬가지다. 순천시 민선 1기, 2기 그리고 3기 시장이 모두 부정과 비리 혐의에 연루되어 검찰 수사를 받거나 구속되는 등 시민을 부끄럽게 만든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조용하던 공직자 비리와 의혹에 관한 뉴스가 요즘 순천 시민의 마음과 머리를 또 다시 어지럽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구속되었고, 올해 6월 낙안읍성 보조금 횡령으로 담당 공무원 2명이 더 구속되었다. 

급기야 전 국민을 분노케 하는 부산저축은행 관련 비리 수사가 진행되면서 순천 지역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지난 6월 말 한 지방 방송사 기자가 구속됐고, 현 순천시장의 취임준비단에서 일했고 취임 이후 순천시청 자문변호와 순천시 인사위원회 등 순천시정에 깊이 간여해 온 변호사가 도피생활 끝에 지난 10월15일 구속되어 시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시사IN 양한모

구속된 두 피의자는 공교롭게도 부산저축은행이 투자한 특수 목적 법인이 순천시 왕지동에 추진했던 아파트 건설사업 승인(허가)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이 오갔고, 이로 인해 당시 아파트 사업 승인 업무를 담당했던 순천시 담당 공무원들이 줄줄이 무시무시한 대검 중수부에 다녀오기도 했다고 한다.  

현 순천시장은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변한다. 지난 6월께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일로 순천시정에 흠집이 크게 났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세력들은 곧 실망할 것이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최근 화제가 된 경기도 시흥시장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자세다. 시흥시장은 잇단 공무원 뇌물 사건으로 지난 9월 과장·계장 두 명이 구속되고 검찰 수사가 이어지자 전임 시장 때의 일인데도 ‘사죄의 단식’을 벌이며 주민 앞에 자세를 낮췄다. 


광역단체·지방의회의 감사 ‘한계’ 지녀


지방자치제도 20년, 풀뿌리 지방자치 발전에 찬물을 끼얹는 지긋지긋한 공직자 비리 소식을 도대체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공직자 비리 예방이 현 제도 내에서는 정말 어려운 것일까?  반복되는 지방자치단체 공직자와 측근의 비리 유형을 살펴보면 뇌물, 보조금 횡령, 수의계약 그리고 사업 승인(허가)과 관련된 일이 많다. 자체 감사 상설화, 지방의회의 행정사무 감사, 상급 기관(광역자치단체 등) 감사 등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사권을 쥔 자치단체장이 감사 업무 담당자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내 식구 감싸기’ 관행을 깨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상급 기관(광역자치단체 등)의 감사와 지방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감사 업무의 독립성과 혁신을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순천시가 조직 개편을 하면서 순천시의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감사 업무를 부시장 직속 감사과로 독립시켰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자체 감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감사업무 담당자들이 인사권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따라서 외부 감사관을 영입하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 또한 외부 감사관을 자치단체장이 영입하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감사위원회’를 만들어 행정·의회·전문가·시민사회 등이 ‘감사위원’을 추천하는 열린 감사 방식으로 보완한다면 현행 감사 기능을 조금이라도 강화해 부정과 부패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풀뿌리 지방자치 운동과 활동을 통해 동네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다가도 쓰나미 같은 ‘부정과 부패’ 소식 한 방에 주민들이 지방자치 무용론을 이야기할 때면 허무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정통’ 시사 주간지 <시사IN>에 지방자치단체 공직자 부정부패 예방을 위한 글을 이렇게 써본다.